게일은 아펜젤러, 언더우드 등 초기 선교사들보다 3년 정도 늦은 1888년 조선에 들어왔다. 그러나 누구보다 조선과 조선인, 그리고 조선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었던 선교사로 알려져 있다. 처음 조선에 들어올 당시 그는 다른 선교사들과 달리 정식 교단 선교사로서 파송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정과 상황 속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게일은 선교 초기부터 나름의 선교적 소신과 방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누이 Jenny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이 선교에 대한 소신이 담겨있다. 게일은“조선에 전하는 기독교는 서양의 기독교가 아니라 조선화 된 기독교가 되어야 한다”라는 선교적 소신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의 이러한 소신은 그가 조선의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게일은 다양한 조선의 자료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서양에 소개하고 또한 서양의 작품들을 한글이나 한문으로 번역하여 국내에 소개하는 작업을 많이 하였는데 이는 조선의 문화를 전하고 기독교적 사상을 조선인들에 이해시키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본 글에서는 게일의 번역작품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텬로력뎡에 대하여 개략적인 검토와 함께 그의 조선인에 대한 선교적 소신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검토해 보고자 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텬로력뎡은 존 번연의 Pilgrim’s Progress를 최초로 번역하여 국내에 소개한 자료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게일은 이 작품을 순한글로 번역하여 출간하였는데 조선화된 기독교를 표방하였던 그의 소신답게 곳곳의 표현에서 조선화된 용어와 문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삽입된 그림의 모습에서도 그의 이러한 선교적 소신을 확인할 수 있다.